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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라면 지금 늦은 휴가를 가 있어야 하는데, 회사에 이런 저런 사정이 생겨 미루게 됐다.
그까이꺼 뭐 아무때나 가면 어때' 하고 순순히 미뤘는데, 이거 쫌 버티기가 쉽지 않다.

남들은 머리 새로 했는지도 잘 못 알아차리는데, 나는 새로한 머리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아
가르마를 바꿔 봤는데 머리숱 없는 분들이 이마를 가로질러 머리를 빗어 넘기면 이런
기분일까 싶게 영 이마가 답답하고 어색하다.
주위에 '나 가르마 바꿨다.' 라고 알려주면 다들 어쩌라고 하는 표정으로 피식 웃는다.

퇴근길 유난히 붐비는 지하철을 탈까 말까 고민하다 집어탔다가 앞 뒤로 남자들에 둘러싸여
담배 찌든내를 실컷 맡았더니 좋던 기분이 막 나빠지고 있었다.
내려야 할 역에서 앞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내릴문으로 가까이 가고 있는데,
잠시만요. 라는 말에 들은척도 않고 꼼짝도 않던 아저씨가 갑자기 '나도 내린다'고 성질을 버럭 낸다.
'몰랐어요. 아저씨.' 라고 말할 기운도 없어 기다리다 뒤쫓아 내렸는데..  와방 상처 받았다.
어떤 시기에는 팔 걷어부치고 삿대질하며 성질 부리는 싸가지 없는 나인데,
또, 어떤 시기에는 극소심해서 '찍' 소리 못하는 내가 된단 말이지.
요즘은 극소심 시기.

Posted by sera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