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는 도무지 공감도 안되고 재미도 없어 소설만 읽던 나였는데 대략 일년전부터 에세이만 주로 읽으며 남들 사는거 느끼는것에
공감하며 재미를 느껴오고 있다.

읽은지도 반납한지도 좀 되서 이 책을 읽을때 내 마음 상태가 어땠는지 기억이 잘 나지는 않는데 도무지 와 닿지 않는 문장들의 나열.
자기계발서 류의 책에서 도움 하나도 못 받고 싫어하기까지 하는데 에세이라기보다 자기계발서를 읽을때의 느낌이었다.
작가의 단편소설을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내가 공감을 못해서인지 좀 아쉬웠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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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모든 것은 '마음의 문제'다.
서울 한참 외곽 전철이 다니지 않는 작은 동네로 이사와 한 삼년은 매일 서울로 출퇴근 하면서도 도시를 그리워하며 살았다.
비라도 오는 날 퇴근후에 구두에 흙이 잔뜩 묻는것도 싫고 전쟁같은 대중교통 이용도 싫었는데 그렇다고 불행하다거나 도시에서 살면 더 행복할 것 같아서는 아니고 생활의 편의 때문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출퇴근 할 일도 없고 코로나로 자가격리 수준의 생활을 하고 있어도 시골생활에 재미를 붙여 잘 살고 있는데, 틈만나면 '나는 자연인이다'를 시청하며 오지생활을 꿈꾸고 계시는 분 때문에 여간 골치 아픈게 아니다.
여기서 작은 텃밭 수준의 밭 일도 하기 싫어 미루기만 하는 사람이 저런곳에 가서 농사를 짓고 양봉을 하고 닭과 산양을 키워
신선한 달걀과 우유를 먹게 해주겠다고?
꿈꾸는 장소로 몸이 간다고 사람이 바뀌지는 않는데 주어진 곳에서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면 믿음을 줄텐데 참 머리 아프다.

나도 너무 야망 없는 인간이다.
경쟁도 싫고 게임도 싫어하고 누구를 부러워하는 일도 거의 없는 편.
욕심과 야망이 드글드글 끓는 사람도 피곤해 해서 주변에 잘 두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런 얘기를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는다.
요즘같은 경쟁시대에 발전도 없고 뒤쳐지는 사람으로 보일까봐.
작가 성향이 나와 비슷한 부분이 많아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Posted by sera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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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며느리

빌려 읽는 자 2020. 7. 28. 17:35


몇해전 영화 예고 보고 재미있겠다 싶었는데 잊고 지내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책을 발견하게 되어 읽게 되었다.
영화에서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를 감독이자 남편이 쓴 이야기인데 책을 다 읽고 내쳐 영화까지 보았다.
시어머니와 갈등으로 시댁에 가지 않다가 카페에서 어머니를 만나 대화하는 장면에서 나는 너 안보고 살아도 돼. 땡땡이(손주이름)만 보면 돼. 라고 이야기하는 어머니에게 저를 안 보시면 제 아이도 못 보시는거예요 라고 또박또박 말하는 장면이 어찌나 인상적이던지 현실의 나는 말 하기도전에 설움이 북받쳐 울먹울먹 염소소리를 내며 말했겠지 모지리처럼.

시댁관련은 할많하않이지만 지난해 유난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예전과 달라진거라면 그냥 참고 넘겼던 시어머니의 막말을 참지 않고 내가 더 난리를 치는데 그 이후로 조금 조심하시고 어려워하는게 느껴진다.
참고 넘기던 시절엔 그 정도가 점점 심해져서 쌓이고 쌓이던게 폭발한거였는데 그후로 며느리를 그나마 대우해 주는게 너무 우습다.
사람이 잘할때 왜 똑같이 잘하지 못하고 더한걸 요구하다 미쳐날뛰어야 수그러들어 대접못받을 행동을 하는지 이해도 안되고 화도 나고..


지금은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는듯 보이지만 나도 책속의 고부처럼 마음의 앙금이나 갈등의 씨앗이 사라진건 아니다.
평화롭다가도 과거에 억울하고 서운했던 비슷한 일이 생길라치면 예전에 겪었던 일까지 와르르 같이 마음속에 밀려와 분노의 정도가 정말이지 엄청난 크기가 되어버린다.
지금은 특별히 잘하고 잘지내겠다는 마음보다는 현재 내 일상의 평화가 흔들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조심하는 시기이다.
책리뷰가 아닌 한풀이 포스팅이 되어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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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일상다반사 2020. 7. 16. 11:02

6월 12일에 의자에서 넘어져 허리골절이 되는 바람에 처음 일주일은 병원에 꼼짝못하고 누워있었고 집에와서도 일주일은 거의 누워서 만 지냈다.
2주 지나서야 조금씩 움직여 지금은 보호대 하고 동네산책 할 정도로 나아졌는데 처음 2주간은 누워만 있으니 답답해 미칠것같고 가장 귀찮아 하던 냉장고 청소도 갑자기 막 하고 싶고 그렇더니 지금은 좀 움직여도 될 것 같은데 허리 핑계로 틈만나면 누워있다.
한달넘게 누워 자다 먹다 하니 완벽한 잉여인간이 된것같아 마음은 몹시 괴롭지만 이젠 답답하지도 지겹지도 않고 마냥 편하기만 하고 밀린 드라마 영화나 보고 폐인처럼 살고 있다.
아.. 글쓰다보니 또 괴로워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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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문을 닫았다가 화요일부터 다시 열었는데 하루전 홈페이지에서 오전 오후 시간을 정해 방문 예약을 하고 입장시에 QR코드 인증까지 해야하더라.
대출 반납 정도의 업무만 하는데 좀 과한가 싶지만 이런 역병의 시대에 조심은 과한게 좋지 싶어 불만은 전혀없다. 입구에서 체온재고 코드를 찍으며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는건 아닐까하는 걱정과 씁쓸한 마음뿐.

누운채로 손에 책을 들고 읽어도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을 사이즈의 책인데 짧기까지 해서 두시간 정도면 다 읽힌다.
글이 무척 경쾌하고 술술 읽히는 내용이라 재미있게 읽었는데 나오는 얘기중에 모르는 신문물들이 많아 검색해가며 읽었다.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하시는 엄마께 좋을듯한 슬리퍼 찜해놨고, 브라렛을 검색해봤고, 숱하게 들어봤지만 검색도 안해봤던 샤오미에 대해 진지해졌다. 조만간 여러개 지를듯싶다 ㅎ
회사를 다니던 시절에는 새로 나온것들 유행하는 먹거리들에 관심이 많아 짧은 점심시간 쪼개 코엑스나 현대백화점에 새로 입점한 가게들을 눈을 반짝이며 찾아다녔는데 은퇴하고 시골구석에 쳐박혀 일년넘게 지내며 요즘은 오이 고추 토마토 가지들 열매 맺고 크는거 보며 나름 즐겁게 시골생활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며 잊고 있던 좋아하는것들이 생각났다.
생활이 바뀌어 예전처럼 살 수는 없겠지만 한달에 한번이라도 좋아하는 도시를 돌아다녀봐야지.

Posted by sera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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