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며느리

빌려 읽는 자 2020. 7. 28. 17:35


몇해전 영화 예고 보고 재미있겠다 싶었는데 잊고 지내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책을 발견하게 되어 읽게 되었다.
영화에서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를 감독이자 남편이 쓴 이야기인데 책을 다 읽고 내쳐 영화까지 보았다.
시어머니와 갈등으로 시댁에 가지 않다가 카페에서 어머니를 만나 대화하는 장면에서 나는 너 안보고 살아도 돼. 땡땡이(손주이름)만 보면 돼. 라고 이야기하는 어머니에게 저를 안 보시면 제 아이도 못 보시는거예요 라고 또박또박 말하는 장면이 어찌나 인상적이던지 현실의 나는 말 하기도전에 설움이 북받쳐 울먹울먹 염소소리를 내며 말했겠지 모지리처럼.

시댁관련은 할많하않이지만 지난해 유난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예전과 달라진거라면 그냥 참고 넘겼던 시어머니의 막말을 참지 않고 내가 더 난리를 치는데 그 이후로 조금 조심하시고 어려워하는게 느껴진다.
참고 넘기던 시절엔 그 정도가 점점 심해져서 쌓이고 쌓이던게 폭발한거였는데 그후로 며느리를 그나마 대우해 주는게 너무 우습다.
사람이 잘할때 왜 똑같이 잘하지 못하고 더한걸 요구하다 미쳐날뛰어야 수그러들어 대접못받을 행동을 하는지 이해도 안되고 화도 나고..


지금은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는듯 보이지만 나도 책속의 고부처럼 마음의 앙금이나 갈등의 씨앗이 사라진건 아니다.
평화롭다가도 과거에 억울하고 서운했던 비슷한 일이 생길라치면 예전에 겪었던 일까지 와르르 같이 마음속에 밀려와 분노의 정도가 정말이지 엄청난 크기가 되어버린다.
지금은 특별히 잘하고 잘지내겠다는 마음보다는 현재 내 일상의 평화가 흔들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조심하는 시기이다.
책리뷰가 아닌 한풀이 포스팅이 되어버렸네.


Posted by sera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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